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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취미 발레

성인 취미 발레 용어 A to Z: 15년 차가 알려주는 '수업 생존' 가이드

by 라벤더 튜튜 2025. 11. 24.

성인 취미 발레를 처음 시작했을 때 가장 당황스러웠던 순간, 다들 있으시죠?

선생님은 분명 한국분이신데, 수업만 시작하면 프랑스어로 쉴 새 없이 주문을 외우십니다.
"거기서 크로와제! 에카르테로 열고! 아라베스크!"
내 몸은 뚝딱거리고 눈은 옆 사람 훔쳐보느라 바쁘죠. 저도 15년 전, 쁠리에가 뭔지도 몰라 허둥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무용실 거울 앞에서 작품반 안무를 반복 연습하는 성인 취미 발레 클래스 사진

사실 발레 용어는 단순히 이름만 외우는 게 아니라, '몸의 방향''쓰임'을 이해해야 진짜 내 것이 됩니다. 특히 센터 수업에서 "어느 발을 들어야 하지?"라며 멘붕에 빠지지 않으려면 방향 용어는 필수입니다.

오늘은 제가 15년 동안 발레를 하며 몸으로 깨달은, 초보자가 꼭 알아야 할 필수 용어와 실전 팁을 정리해 봤습니다.


A. 아라베스크·아티튜드 (Arabesque, Attitude): 발레의 꽃이지만 난이도 높은 동작

발레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동작들이지만, 막상 해보면 등 근육이 비명을 지르는 구간입니다.

1. Arabesque (아라베스크)

한 다리로 서서 다른 다리를 뒤로 90도 이상 길게 뻗는, 우리가 '발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 동작입니다.

💡 15년 차의 Tip

처음엔 무조건 다리를 높게 차올리고 싶어서 안간힘을 쓰게 되는데요. 15년 해보니 다리 높이보다 '상체를 세우는 힘'이 훨씬 중요하더라고요.

다리를 들려고 상체가 앞으로 쏟아지면 라인이 무너집니다. "내 정수리는 천장에 닿고, 발끝은 저 멀리 벽을 찌른다"는 느낌으로 서로 팽팽하게 당기는 힘(대항력)을 써줘야 허리도 안 다치고 라인도 예쁘게 나옵니다.

2. Attitude (아티튜드)

제 블로그 이름 '라벤더 에튀튜드'의 모티브가 된 단어이기도 해서 애착이 가는 동작입니다. 한 다리로 서서 다른 다리를 뒤로 들어 올리되, 무릎을 90도로 굽히는 자세죠.

💡 15년 차의 Tip

이 동작의 핵심은 '태도'라는 뜻처럼 우아함을 잃지 않는 건데, 현실은 엉덩이에 쥐가 날 것 같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팁은 "무릎이 발보다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힘들다고 무릎이 내려가는 순간 우아함은 사라집니다. 무릎을 계속 천장 쪽으로 들어 올려줘야 다리가 짧아 보이지 않습니다.

B. 기본 중의 기본 (Barre, Battement)

1. Barre (바)

우리의 생명줄이자 애증의 대상인 '바'입니다. 초보 때는 힘들어서 바를 꽉 쥐거나 기대게 되는데, 선생님들이 항상 하시죠. "바는 거들 뿐!"

바에 체중을 싣는 순간 코어 운동 효과는 사라집니다. 피아노 건반 누르듯 손만 살짝 얹어두는 습관을 들여야 센터에 나가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2. Battement (바트망)

'두드린다', '찬다'는 뜻을 가진 모든 동작의 총칭입니다. 그랑 바트망(크게 차기)을 할 때 발가락 힘으로 뻥 차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러면 종아리 알만 생깁니다.

발끝이 아니라 허벅지 안쪽(내전근) 힘으로 다리를 '던진다'는 느낌으로 차야 가볍게 올라갑니다. 다리가 천근만근 무겁다면 발끝 힘으로만 차고 있는 건 아닌지 체크해 보세요.

C & E. 방향을 모르면 길을 잃는다 (Croisé vs Écarté) ★오늘의 핵심

이 두 가지를 구분 못 하면 센터 수업 내내 방향치 소리를 듣게 됩니다. 제가 요즘 듣고 있는 작품반에서도 선생님들이 가장 집착(?)하는 부분이 바로 이 방향성입니다.

크로와제 vs 에카르테: 초보자가 가장 많이 헷갈리는 두 방향 비교 사진

1. Croisé (크로와제)

'교차된'이라는 뜻입니다. 거울(관객) 쪽에서 봤을 때 내 두 다리가 X자로 겹쳐 보여야 합니다.

선생님이 "크로와제!"라고 외치면, 단순히 대각선을 보는 게 아니라 앞다리와 뒷다리가 겹쳐 보이도록(Cross) 서야 합니다. 이 각도가 정확해야 동작이 입체적으로 보입니다.

2. Écarté (에카르테)

'벌리다'는 뜻처럼 다리가 겹치지 않고 시원하게 펼쳐진 대각선 자세입니다.

💡 15년 차의 Tip

수업 중에 헷갈린다면 이것만 기억하세요.
"크로와제는 닫고(X자), 에카르테는 연다(II자)."
이 원리만 알면 "오른발? 왼발?" 고민하다가 박자 놓치는 일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D. 끈적한 움직임의 미학 (Développé)

Développé (데블로페)
다리를 무릎까지 끌어올렸다가(파세) 공중으로 서서히 펼쳐내는 동작입니다. 요즘 제가 연습하는 <오달리스크> 바리에이션에서도 정말 중요한 동작인데요.

다리를 한 번에 '팍' 펴는 게 아니라, 엿가락 늘리듯이 끈적하게 끝까지 뽑아내는 게 포인트입니다. 숨을 참지 말고 길게 내뱉으면서 펼쳐야 근육 경련 없이 예쁜 라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P. 발레의 시작과 끝 (Plié, Pointe)

1. Plié (플리에)

무릎을 굽히는 동작, 발레의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점프하고 내려올 때 "쿵!" 소리가 난다면 99% 플리에 부족입니다.

내 관절을 보호하는 쿠션이라고 생각하고, 뒤꿈치가 뜨지 않게 바닥을 꾹 누르며 깊게 내려가 주세요. 플리에만 잘해도 발레 실력이 쑥 늡니다.

2. Pointe (포인)

발등을 둥글게 밀어내 발끝까지 펴는 동작입니다.

💡 TMI: 그리스형 발의 비애

저는 엄지보다 두 번째 발가락이 긴 '그리스형 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포인을 잘못하면 발가락이 꼬여서 쥐가 자주 나요.

저 같은 발 모양을 가지신 분들은 발가락을 웅크려서 힘을 주지 말고, 발가락 마디마디를 멀리 뽑아낸다는 느낌으로 포인을 해야 쥐가 나지 않고 라인도 길어집니다.

처음엔 이 불어 용어들이 외계어처럼 들리겠지만,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선생님의 말씀이 통역 없이 귀에 쏙쏙 박히는 '귀 트임'의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특히 오늘 강조한 크로와제에카르테, 이 두 방향만이라도 꼭 기억해 보세요. 내일 수업이 훨씬 덜 당황스럽고 더 재밌어질 거예요.

혹시 수업 듣다가 "도대체 이건 무슨 뜻이지?" 싶었던 용어가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15년 차 취미 발레인의 시각으로 쉽게 풀어서 알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