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난 선생님처럼 안 될까?"
취미로 발레를 오랫동안 하다 보면 "왜 난 선생님처럼 안 될까?" 하거나, 혹은 "그냥 이대로 태어난 걸 어쩌겠어" 하며 그냥 되는 대로 몸을 움직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어릴 때부터 했으니 비슷하게 하려는 거 자체가 욕심인 걸 알면서도 부러운 마음으로 가득 찼습니다. 처음엔 그저 타고난 체형의 문제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오늘은 발레 용어를 깊이 있게 알아보면서, 어떻게 해야 지금 겪고 있는 문제들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쁠리에(Plié): 그냥 앉는 게 아니라 키가 커지면서 앉아야 해요.
처음엔 쁠리에가 제일 쉬운 줄 알았습니다. 음악 나오면 그냥 앉았다 일어나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키 커지면서 앉으라고 하시더라고요. 키가 커진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처음에는 알아 듣지를 못했는데 연차가 쌓일수록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단순히 앉는다, 구부리다가 아니라 몸은 들고 무릎만 구부리는 형태예요. 그걸 반복할 수록 기본기가 탄탄해지는 거예요.
내려갈 때도 저항하고, 올라올 때도 허벅지 안쪽을 자석처럼 꽉 붙이며 올라와야 합니다. 동작이 끝났을 때 허벅지 안쪽이 후들거리지 않는다면? 죄송하지만 그건 쁠리에가 아니라 그냥 주저 앉았다가 힘들게 일어선 것 뿐이에요.
2. 턴아웃(Turn-out): 발목을 여는 것이 아닌 집중해야 할 곳은 '이곳'
"발 더 여세요! 180도!"
만약 발레를 배우는데 180도로 발을 더 열라고 한다? 그러면 학원을 바꾸시길 권합니다. 성인 취미 발레는 전문 발레리나처럼 될 수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선생님도 이걸 인지하고 있어야 우리가 편해집니다. 턴아웃을 해야 한다는 건 어느 선생님이나 강조할 것입니다. 하지만 억지로 180도를 만드려고 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방향입니다.
이미 성인이 되어 골격이 다 굳었는데 억지로 밀면 오히려 자세가 무너지고 몸을 마음대로 쓰는 게 어려울 것입니다.
고관절의 가동범위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턴아웃의 각도가 정해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6번 발, 발가락이 앞을 향해 바로 놓인 자세에서 옆으로 벌렸을 때 허벅지가 떨어지지 않고 최대로 벌렸을 때 그게 당신의 턴아웃 각도입니다. 억지로 더 밀거나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바뜨망을 찰 때도 자신만의 각도에서 차는 것이 몸도 아프지 않고 재밌게 할 수 있습니다.
3. 탕뒈(Tendu): 발가락 말고 '발등'이 주인공입니다
발레 슈즈 앞코에 구멍 나 보신 적 있나요? 제가 그랬습니다. 발끝을 뾰족하게(포인) 하려고 발가락을 독수리 발톱처럼 오므리고 다녔거든요. 덕분에 종아리에는 튼실한 알이 생겼고 발톱은 멍들기 일쑤였습니다.
탕뒈는 발가락 힘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발등의 뼈'가 툭 튀어나올 정도로 밀어내는 힘, 그리고 '바닥과의 마찰력' 싸움입니다.
바닥에 껌이 붙어있다고 상상해보세요. 그 껌을 발바닥 전체로 꾹 눌러서 저 멀리 밀어낸다는 느낌! '스윽-' 하고 바닥 쓸리는 소리가 나야 정상입니다. 발가락에 힘을 빼고 발등을 밀어야 다리 라인이 길어지고, 쓸데없는 종아리 알도 빠집니다.
4. 풀업(Pull-up): 키 1cm, 숨겨진 라인을 찾는 주문
선생님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외치는 "풀업하세요!"
갈비뼈는 닫고, 귀는 어깨와 멀어지고 어깨는 힘이 생기지 않고 등, 엉덩이, 배는 힘을 꽉 주고 하는 것이 풀업의 정석이죠.
지금도 여전히 어렵지만 초보 시절에는 이게 머리와 몸이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언어 자체는 이해 하는데 몸으로 받아들이는 게 정말 어려웠습니다.
- 갈비뼈: 양손으로 감싸 쥐듯 닫아주고 (명치 조이기)
- 어깨: 귀걸이가 닿지 않게 바닥으로 꾹 누르기
- 정수리: 누가 머리카락을 천장에서 잡아당기는 것처럼 뽑아 올리기
지금 당장 안된다고 포기하지 마시고, 꾸준히 하다 보면 몸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점점 이해하시게 되실거예요.
매번 풀리는 풀업이지만, 선생님이 한 번씩 지적할 때마다 풀업을 다시 유지시키고 몸을 움직이다 보니 실력도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습니다.
5. 앙 드올 & 앙 드당: 헷갈려서 멘붕 오지 마세요
센터 수업의 공포, 턴(Turn) 시간입니다.
"오른쪽으로 앙 드올!" 했는데 나 혼자 반대로 돌고 있고... 거울 속 선생님과 눈 마주치면 그렇게 민망할 수가 없습니다. 불어라서 더 안 외워지죠. 저는 그냥 저만의 방식대로 유치하게 외워버렸습니다. 효과는 확실하더군요.
- 앙 드올 (En Dehors): 영어의 'Out Door(문 밖으로)'를 떠올리세요. 다리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느낌! 바깥으로 회전합니다.
- 앙 드당 (En Dedans): 안으로 '들어온당(당)'이라고 외웠습니다. 다리가 밖에서 내 몸 안쪽으로 감겨 들어옵니다.
방향만 헷갈리지 않아도 센터 수업의 반은 성공입니다. 자신감 있게 도세요!
발레는 '생각'하는 만큼 예뻐집니다
발레는 단순히 동작을 따라 하는 게 아니라, 머리로 이해하고 근육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통제해야 하는 아주 지적인 운동이더라고요. 무작정 모양만 흉내 내기보다, 오늘 말씀드린 '한 끗 차이'를 기억하고 움직여 보세요. 전에는 들리지 않던 선생님의 잔소리가 "아, 저거 하라는 거구나!" 하고 귀에 쏙쏙 박히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실 겁니다.
오늘도 우아한 백조를 꿈꾸며 땀 흘리는 모든 취발러분들, 화이팅입니다!
'성인 취미 발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겨울철 성인 취미 발레, 스트레칭 안 하고 수업 들으면 생기는 일 (부상 주의) (0) | 2025.11.23 |
|---|---|
| 겨울철 부상 방지를 위한 내돈내산 장비 추천 및 고민 (0) | 2025.11.21 |
| 발레 선생님이 강조하는 '풀업'의 정석: 갈비뼈 닫고 척추 늘리는 원리 (0) | 2025.11.19 |
| 발레가 다시 뜨는 이유 (취미, 건강, 문화) (0) | 2025.11.18 |
| 성인 발레 vs 필라테스 – 체형교정 효과 비교 (0) | 2025.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