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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취미 발레

발레 선생님이 강조하는 '풀업'의 정석: 갈비뼈 닫고 척추 늘리는 원리

by 라벤더 튜튜 2025. 11. 19.

성인 취미 발레를 시작하고 나서 선생님께 가장 많이 듣는 단어를 꼽자면, 아마 단연코 '풀업(Pull-up)'일 것입니다.

 

"무릎 펴세요, 배 집어넣으세요, 어깨 내리세요..."
수많은 지적 사항들이 있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은 '풀업'이라는 하나의 큰 개념으로 귀결되곤 합니다. 머리로는 알 것 같은데, 막상 거울 속 내 모습은 어깨가 잔뜩 솟아 있고 등은 구부정한 채 숨을 헐떡이고 있기 일쑤죠.

 

저 역시 발레를 배우면서 가장 힘들었고, 지금도 매 수업마다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 바로 이 풀업입니다. 오늘은 성인 발레인들의 영원한 숙제인 풀업의 정확한 의미와, 특히 어깨를 내리고 등을 펴는 저만의 이미지 트레이닝 방법을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성인 발레 풀업 노하우


 

1. "키 커지세요"의 오해: 몸을 드는 게 아니다

 

처음 발레를 배울 때 "풀업 하세요", "위로 키 커지세요"라는 말을 들으면 본능적으로 몸을 위로 '들어 올리려고' 애를 씁니다.

 

문제는 우리 몸이 위로 올라가려고 할 때, 가장 쓰기 쉬운 근육이 승모근이라는 점입니다. 몸통을 길게 늘려야 하는데, 어깨를 으쓱하며 귀 옆까지 끌어올리고는 "나 풀업 했다!"라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죠.

 

저도 초보 시절에는 풀업을 하라는 말에 무조건 숨을 참으며 가슴과 어깨를 들어 올렸습니다.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 거북목: 목이 짧아지고 턱이 앞으로 나옵니다.
  • 말린 어깨: 등이 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안으로 말립니다.
  • 호흡 곤란: 갈비뼈가 들리니 복식 호흡이 안 되어 금방 지칩니다.

 

풀업은 몸을 공중부양하듯 띄우는 게 아니라, 척추 뼈 사이사이에 공간을 만들어 길게 늘리는(Lengthening) 상태를 말합니다.

 

 

2. 풀업의 핵심은 '양방향'의 힘

 

선생님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 중에 "발바닥은 바닥을 뚫고 들어가고, 정수리는 천장을 뚫고 나가세요"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게 바로 풀업의 정석입니다.

 

고무줄을 상상해 보세요. 고무줄을 팽팽하게 만들려면 한쪽만 잡아당겨서는 안 됩니다. 양쪽 끝을 잡고 서로 반대 방향으로 당겨야 가장 팽팽해지죠.

 

  • 하체의 힘: 발바닥으로 바닥을 강하게 밀어내는 힘 (뿌리)
  • 상체의 힘: 정수리를 누가 위에서 잡아당기는 듯한 힘 (줄기)

 

이 두 힘이 팽팽하게 맞서야 비로소 몸의 중심인 코어에 힘이 딱 들어가게 됩니다. 이것이 진짜 풀업입니다.

 

 

3. 실전 팁: 솟는 어깨 내리고 굽은 등 펴기

 

원리는 알겠는데, 막상 동작을 하면 자꾸 어깨가 올라가고 등이 굽어서 고민이신가요? 제가 효과를 많이 봤던 구체적인 이미지 트레이닝(상상법) 3가지를 소개합니다.

 

① 어깨 내리기: "겨드랑이로 신문지 잡기"

어깨를 내리라고 하면 단순히 어깨 관절만 꾹 누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자세가 더 경직됩니다. 어깨가 아니라 '겨드랑이'에 집중해 보세요.

"겨드랑이 사이에 얇은 신문지(혹은 날달걀) 하나를 끼우고 있다고 상상하세요. 팔을 움직일 때 그 신문지가 툭 떨어지지 않도록 겨드랑이 안쪽 근육(전거근)을 살짝 조여줍니다."

이 힘을 유지하면 신기하게도 승모근의 힘이 빠지면서 어깨가 자연스럽게 내려갑니다. 팔(폴 드 브라)을 쓸 때도 훨씬 가볍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② 등 펴기: "날개뼈를 바지 뒷주머니에 꽂기"

등을 펴라고 하면 가슴을 앞으로 내밀거나 날개뼈를 뒤로 꽉 꼬집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렇게 하면 갈비뼈가 벌어져 코어 힘이 풀립니다.

"등 뒤에 있는 두 개의 날개뼈(견갑골)를 납작하게 만들어서, 엉덩이 쪽 청바지 뒷주머니에 쑥 집어넣는다고 상상하며 끌어내려 보세요."

등을 좌우로 좁히는 게 아니라, 위아래로 넓고 길게 쓰는 느낌이어야 합니다. 이렇게 등을 끌어내리는 힘(광배근)을 써야 목이 길어지고 상체가 안정됩니다.

 

③ 갈비뼈 닫기: "코르셋 조이기"

어깨와 등을 잘 썼는데 배가 튀어나오면 안 되겠죠? 풀업의 완성은 단단한 복부입니다.
숨을 내쉴 때 갈비뼈를 양옆에서 조여 배꼽을 등 뒤 척추에 갖다 붙인다는 느낌을 유지해야 합니다. 마치 꽉 끼는 코르셋을 입은 것처럼요.

 

 

4. 마치며: 풀업은 자세가 아니라 '상태'입니다

 

발레를 배울수록 느끼는 건, 풀업은 한 번 '탁' 하고 완성해서 고정하는 자세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수업 시작부터 끝까지, 심지어 걸어 다니는 순간에도 중력을 거스르기 위해 끊임없이 에너지를 쓰고 저항하는 '지속적인 상태'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번 힘들고, 매번 땀이 납니다. 하지만 그 힘든 과정을 통해 거북목이 들어가고, 말린 어깨가 펴지고, 숨겨진 키를 찾게 되는 것이겠지요.

 

오늘 수업에서도 어깨가 자꾸 귀랑 친구를 하려고 한다면, 잠시 멈추고 상상해 보세요. "내 날개뼈를 바지 뒷주머니에 넣자!"

이 작은 상상이 여러분의 발레 라인을 확연하게 바꿔줄 거예요.